은마아파트 화재 원인 조사 결과 전기적 요인 가능성 제기
지난 2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발생하여 고등학생 1명이 사망한 화재 사건과 관련, 무자격자의 전기 공사 작업이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소방당국은 최근 작성된 화재현장 조사서에서 이번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을 '미상'으로 결론 내렸다. 이는 화재 세대 내부가 플래시오버(전실화) 이후 전소되면서, 화재의 명확한 선후 인과관계를 입증할 물리적 증거 대부분이 소실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장 감식 및 관계자 진술을 종합 분석한 결과, 주방 천장 내부 전기배선에서 전기적인 요인으로 화재가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됐다. 구체적으로는 주방 천장 내부 배선에서 접촉 불량이나 절연 열화에 따른 단락이 발생했을 개연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인테리어 공사 과정에서 전기설비기술기준(KEC)을 준수하지 않은 비표준 시공 정황들이 확인됐다. 조사 결과, 주방 확장 공사 중 조명 위치 변경을 위해 기존 전선을 연장하는 과정에서 전용 커넥터 대신 전선들을 서로 꼬아 테이프로 감는 이른바 ‘꼬임 접속’ 방식이 사용되었으며, 이 작업을 수행한 작업자는 전기 관련 자격증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 당국은 이러한 비표준 결선 방식이 접촉저항으로 인한 국부 과열 위험을 내포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공 중 발생한 단락 사고의 열적 스트레스가 전선의 절연 성능을 저하시켜 시간이 지난 뒤 화재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분석됐다. 더불어 공사 이후 전기 안전점검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인테리어 업체가 관리사무소에 전기공사 사실을 신고하지 않아 공식적인 전기 점검 자체가 진행되지 못했다. 소방 당국은 이처럼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미세한 절연 손상이나 접속 불량이 정밀 점검 없이 방치된 후, 전원이 공급되면서 성능이 점차 저하되어 화재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한 초기 대응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화재감지기 작동 실패가 꼽혔다. 조사서에 따르면 화재 당시 세대 내부 감지기는 작동하지 않았으며, 최초 경보는 발화 세대가 아닌 옆집 주민이 복도 소화전 발신기를 누르면서 발생했다. 이는 인테리어 공사 이후 감지기의 연결 상태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점검조차 실시되지 않은 결과로, 소방 당국은 이로 인해 화재 초기 경보가 지연되어 초기 진압 기회를 상실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