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실장, 고금리·고물가 상황을 '성공의 비용'으로 진단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의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경제가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분야의 실적 폭발로 인해 기업이익, 임금, 자산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흐름 속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러한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상황을 한국 경제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성공의 비용', 즉 위기의 전조가 아닌 도약의 마찰음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환율 현상에 대해 외환위기 때와 같은 외화 부족이 아닌 국내 주가 급등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수요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는 한국 경제의 취약성이 아닌 성공이 만들어낸 역설적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현재 상황을 판단할 때는 환율 수준보다는 외화자금 수급 흐름과 유동성 지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리 상승 추세에 대해서는 금리 수준보다 상승 속도와 변동성이 중요하며, 경제 전반의 가격체계가 올라간 만큼 금리가 안정되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되었다고 보았다. 고물가에 대해서는 공급 충격에서 비롯된 물가 상승은 통화정책만으로 단기간에 제어하기 어렵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 안정조치, 불공정 시장구조 개혁, 취약계층 지원 등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는 비상 대응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나아가 김 실장은 경제 상황을 바라보는 인식의 틀 자체도 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하며, 구시대적 문법으로 신시대를 해독하려 하면 현실을 놓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안을 잠재우는 해설보다는 달라진 현실을 새로운 눈으로 직시하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일부 정치권에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현란한 말보다 위기에 대처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반도체와 AI 기업 실적 호조를 경제 전체의 온기로 포장하는 것은 현실 왜곡이며, 소상공인과 서민들의 고통이 '성공의 비용'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