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노출된 무허가 판잣집·비닐하우스 거주민 안전 문제 심각
극한 기후 속에서 전국적으로 1만여 가구로 추정되는 비닐하우스와 판잣집 거주자들이 위험에 처해 있다. 이들 주거 형태는 대부분 과거 도시 개발 과정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모여 만든 무허가 판자촌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폭염과 폭우 등 기후 위기에 취약하다. 경기 과천 꿀벌마을 주민들은 여름철 높은 온도로 인해 에어컨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등 생존 자체가 '생존 전쟁'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적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는 법적인 사각지대에서 발생한다.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국 판잣집·비닐하우스는 1만여 가구에 달하며, 이들 주택은 현행법상 '주택'으로 인정받기 어려워 시설 개선이나 냉방 및 방재 지원 등 대부분의 정책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주거용 비닐하우스에 대한 별도 지원책을 논의하지 않고 있으며, 정확한 현황 파악조차 어렵다는 현실적인 한계를 언급한다.
비닐하우스는 특성상 기반 시설이 빈약하고 화재 위험성이 매우 높아 최소한의 냉난방 활동마저 위협받는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국 비닐하우스에서 발생한 화재 건수는 753건에 달하며, 이로 인해 3명이 사망하고 28명이 다치는 등 심각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과거 꿀벌마을에서도 대형 화재가 발생했으나 별다른 복구 지원 없이 방치된 사례도 있다.
전문가들은 주거 형태의 불법 여부와 관계없이, 실제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냉방기 사용으로 인한 과전류 및 합선 위험이 높아지므로, 화재감지기나 소화기 같은 방재 장비 보급과 폭염 쉼터 확대 등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