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2천억 자금 조달 실패 시 회생절차 폐지 위기
홈플러스는 오는 17일까지 2천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법원의 기업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확정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 1년여간 진행된 회생 절차가 마무리되고, 공중분해를 거쳐 매각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만약 홈플러스가 향후 약 10일 동안 자금 조달에 실패할 경우 법원에 파산을 신청하게 되며, 이후 법원의 파산 선고와 함께 자산을 채권자들에게 배당하는 청산 절차가 진행된다. 이 과정은 법원이 파산관재인을 선임하고, 관재인이 회사 재산을 처분하여 채권자에게 배당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다만, 이 과정에서 파산관재인의 역할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이유는 홈플러스의 자가 점포 62곳이 이미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신탁 담보로 잡혀 있기 때문이다. 신탁 담보는 일반적인 파산재단의 경매 절차와는 별개로, 담보권을 가진 채권자가 독자적으로 처분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실제로 메리츠는 2024년 홈플러스의 부동산과 유형자산을 담보로 1조3천억원 규모의 선순위 대출을 집행했으며, 이 신탁 담보를 통해 점포 매각으로 대출 원리금을 우선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가 확보한 점포를 처분하더라도 상당수는 기존 대형마트 형태로 재매각되기보다는 다른 용도로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 오프라인 대형마트 업계 전반이 침체된 상황에서 이마트나 롯데마트 같은 경쟁사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낮으며, 이미 인수 가치가 높은 핵심 점포들은 대부분 매각된 상태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점포 부지를 주상복합, 물류센터, 오피스 등으로 용도를 변경하여 매각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홈플러스 대주주인 엠비케이(MBK)파트너스가 과거 매각한 동대문점 자리에는 공동주택과 복합시설을 짓는 사업이 진행된 바 있다. 다만, 최근 부동산 업황의 어려움으로 인해 남은 점포들에 대한 청산 및 용도 변경 매각 과정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홈플러스가 기한 내에 자금을 확보하여 즉시항고하는 방법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나 자금 조달의 핵심 주체인 엠비케이와 메리츠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단기간 내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엠비케이는 메리츠가 금융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메리츠 측은 엠비케이가 회생을 위한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서면서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