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살인 사건, 경찰 '봐주기' 의혹 수사 윗선으로 확대
여자 고등학생을 살해한 장윤기(23) 사건과 관련하여 경찰의 증거 인멸 및 은폐 시도 등 ‘봐주기’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경찰 상층부로 확산되고 있다. 경찰청 산하 '장윤기 살인사건 관련 진상 규명 특별수사단'은 12일 장씨 사건 수사팀장이었던 박아무개 광주광산경찰서 경감과 전 형사과장을 소환 조사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5월 5일 발생한 범행에 대해, 법정형이 더 무거운 ‘강간 등 살인’ 대신 단순 살인죄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한 배경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특히 수사팀이 장씨의 납치 및 성범죄 의도를 뒷받침하는 증거물(성인용품 리얼돌, 케이블타이 등)을 확보하지 않고 현직 경찰관인 장씨 아버지에게 넘겨준 경위에 대해 강하게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수사단은 전날 광주경찰청장실과 광산경찰서장실 등 최고위급 사무실들을 압수수색하며, 살인 사건 보고를 받고 지휘한 계통을 따라 광범위하고 강력한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단순 살인죄 적용으로 사건이 종결되도록 했는지, 또는 지난해 3월까지 근무했던 ‘경찰 가족’인 장씨 아버지의 존재를 고려해 배려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찰은 여론의 불신을 해소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듯 특별수사팀 규모를 27명에서 41명으로 확대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증거 인멸 의혹을 수사하는 광주지검이 전광산경찰서장을 입건하고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경찰 윗선을 겨냥하는 등 경쟁적인 수사가 벌어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한편, 법적 절차도 진행 중이다. 장씨의 국선변호인은 지난달 1차 공판에서 살인 목적이 강간인지 여부는 피고인과 협의가 필요하며 다음 기일에 최종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다가오는 2차 공판에서 보완수사로 확보한 증거들을 제시하며, 장씨가 성범죄를 저지르려다 살인을 저질렀다는 공소사실 입증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