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갯벌 세계유산 등재 및 국제 협력 체계 구축
공동 서명한 수정안이 채택되면서 첫 등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대신 세계유산위원회는 당시 유산의 생태적 완전성을 높일 수 있도록 추가 갯벌을 포함하는 2단계 확대를 요구했다. 이번에는 평가 기준과 범위가 크게 달라졌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새 지역의 가치를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분석했으며, 지역사회와 폭넓게 협의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여자만 전체를 포괄하도록 보성-순천 갯벌을 여수·고흥까지 넓히고, 신안과 무안 탄도만을 연결하는 데 이어 무안 함해만과 서산 갯벌을 독립 구성요소로 포함하면서 황해 동쪽 연안의 서식지 연결성을 효과적으로 보완했다. 확대된 유산 지역에서는 식물과 동물 2454종이 확인되었으며, 조류는 216종에 달한다. 이 중 물새 114종, 도요·물떼새류 44종, 그리고 세계적 멸종위기종 24종이 포함되어 있다. 저어새와 알락꼬리마도요, 청다리도요사촌, 흑두루미, 검은머리갈매기 등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의 주요 종들이 이곳에서 먹이를 얻고 쉬거나 번식하는 중요한 거점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 지역이 생물다양성과 멸종위기종 보전에 중요한 자연 서식지에 적용하는 세계유산 등재기준 제10호를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세계유산의 경계가 넓어지면서, 보전 논의 역시 한국의 국경을 넘어섰다. 이날 관련 기관들은 '황해 갯벌 및 연안 습지 보전을 위한 협력에 관한 부산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은 한국의 갯벌과 중국의 '황해-보하이만 연안 철새보호구역', 그리고 북한 잠정목록에 포함된 서해안 연안 습지를 하나의 거대한 생태 네트워크로 보고 보전 협력을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공동선언은 정치적·관할권 문제를 다루지 않는 자발적이고 비구속적인 협력체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참여 기관들은 조간대와 철새 개체군에 대한 공동 모니터링, 데이터 및 조사방법 공유, 퇴적물 변화와 기후위기 공동 연구, 침입종 스파르티나 관리, 갯벌 복원기술 개발, 그리고 지역사회와 유산 관리자 간의 교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세계유산 등재를 둘러싼 국가별 경쟁을 넘어, 이동하는 철새와 연결된 생태계를 공동으로 관리하는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다만, 2단계 등재가 최종 목표는 아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지역 주민과 지방정부의 지지를 확보한 추가 갯벌에 대한 분석을 거쳐 후속 단계 등재를 강력히 권고했다. 강화갯벌을 비롯한 인천 연안에서는 이미 3단계 등재 요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유네스코는 연안 개발, 해상풍력 건설, 육상·해양 오염, 수산자원 감소, 기후변화 등이 갯벌의 완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지속적인 감시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