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염 속 서울의 취약 계층들
2일 오전 11시경,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일대는 기온이 31.8도에 달하고 체감온도는 33도에 육박하는 가마솥더위가 이어졌다. 습도가 67%에 달하며 시민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가운데, 무료급식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이 돌담길을 따라 긴 줄을 늘어놓았다. 이들은 양산 대신 낡은 우산이나 모자 등 최소한의 도구만을 지니고 있었다. 탑골공원 삼일문 인근 대로변에서 급식 시간을 기다리던 어르신들은 연신 땀을 닦아내며 폭염에 노출되어 있었다. 실제로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누적 온열질환자 1701명 중 65세 이상이 31.6%(537명)를 차지하며 고령층의 취약성이 두드러졌다. 무료급식 시간이 시작될 무렵 수십 명의 어르신들은 땡볕 아래 좁은 그늘에 바짝 붙어 차례를 기다렸다. 이들 중 일부는 새벽부터 급식을 받기 위해 모이는 등 생활 패턴 자체가 폭염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냉방 시설이 갖춰진 지하철은 어르신들에게 잠시나마 폭염을 피할 수 있는 중요한 피서지 역할을 했다. 한 70대 어르신은 전기세 부담 때문에 집에서 샤워로 더위를 버틴다고 전하며, 급식 후에는 체력적 한계로 인해 바로 귀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어르신 역시 더위를 피해 지하철을 타고 인천까지 다녀오는 사례도 많다고 언급했다. 폭염은 공원뿐 아니라 야외 노동자들에게도 심각한 위협이었다. 낮 12시, 기온 32도의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활동하는 주차 요원들은 아이스 쿨러와 양산을 사용하며 열기를 식히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이들은 온몸으로 <0xEB><0x99><0xA4>약볕을 견뎌내야 하는 작업 환경 때문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교통 안내를 하는 택시 기사 역시 폭염과 사투를 벌였다. 그는 바람 나오는 조끼가 오히려 더운 바람만 유입시켜 더움을 가중시킨다고 했으며, 땀으로 인한 불쾌감 때문에 아예 영업을 접고 집으로 돌아가는 날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달부터 폭염 경보를 발령한 데 이어 이날 서북권까지 확대하며 전 지역에 걸쳐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