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서영철 대표, 69세로 별세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공론화된 지 15주년을 앞두고, 피해자 권리 회복을 요구해 온 서영철 전국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자연대 대표가 지난 11일 69세로 숨졌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에 따르면, 서 대표는 전날 오후 9시 33분경 서울대병원 응급센터에서 사망했다. 대구에 거주하던 서 대표는 기흉이 발생해 병원을 찾았으며, 대기 중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약 1시간 30분간의 심폐소생술에도 불구하고 회복하지 못했다. 서 대표의 이번 사망으로 피해 신고자 가운데 사망자는 총 1958명, 피해구제 인정자 가운데 사망자는 1422명으로 집계가 늘었다. 센터 측은 신규 피해 신고는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기존 피해자들의 사망 사례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대표는 전국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자연대 대표로서 오랜 기간 피해자 운동을 이끌어 왔다. 그는 최근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한 국가 책임과 배상 및 보상 계획을 발표하고 구제법 개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피해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서 대표는 피해 인정 기준 확대와 더불어 정신적 위자료 및 지연이자 등의 배상·보상 항목 반영을 강력하게 요구해 왔다. 가습기살균제 노출로 인해 호흡기 중증장애, 이형 협심증, 천식, 공황장애(PTSD),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다양한 질병에 시달려 온 서 대표는 산소발생기를 착용하고 휠체어를 이용해야 했다. 대구와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던 그는 무거운 산소통을 들고 이동하는 것이 어려워 최근 환경보건시민센터 사무실에 산소통을 맡기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산소발생기를 사용하는 피해자들은 늘 이런 통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서 대표는 시위 과정에서 주변 피해자들과 지인들에게 "내가 죽으면 장례를 치르지 말고 광화문광장에서 투쟁해 달라"는 취지의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그의 헌신적인 활동이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