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 배우 하영 증조부 안상호 친일 행적 공식 확인
민족문제연구소는 최근 논란이 된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적을 확인하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일제강점기 역사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민간연구소인 민족문제연구소는 14일 '안상호 관련 논란에 대한 민족문제연구소의 입장'을 통해 이 사안을 다루었다. 연구소는 안상호가 대한제국 관립일어학교와 도쿄 자혜의원 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한 전문직 의사였으나, 그의 이력에는 친일 및 부일 협력 행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했다. 구체적인 친일 행적으로는 이토 히로부미 추도회 준비위원 참여, 경성부 협의회원 및 경성종로금융조합 조합장 등 식민통치 및 수탈 기구 참여, 대정친목회 평의원 활동 등 내선융화 및 친일 단체 활동, 그리고 매일신보 기사 발언을 통한 동화주의 내면화 등이 지적되었다. 한편, 안상호가 2009년 발간된 친일인명사전에는 등재되지 않은 배경에 대해서도 연구소는 입장을 밝혔다. 연구소는 친일인명사전 수록 여부가 편찬위원회의 선정기준, 즉 행위의 자발성, 적극성, 반복성, 지속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당시 연구소가 축적한 자료만으로는 안상호의 친일 행적이 선정기준에 미달하여 수록이 보류되었음을 밝혔다. 그러나 연구소는 이름이 수록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곧 '친일 행적이 없음'을 의미하는 면죄부가 될 수 없으며, 과거사 기록 사업은 완료된 결과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번 논란이 단순한 '연좌제적 비난'으로만 국한되는 것을 경계했다. 연구소는 논란의 본질은 배우 개인이 '친일파의 후손'이라는 사실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 조상의 식민지 협력 이력에 대한 최소한의 역사적 성찰 없이 발언하여 대중에게 상처를 준 '역사인식과 성찰 부재의 문제'에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이번 논란이 나아가 식민지배 하에서 형성된 전문직 계보와 사회적 자산이 해방 후 청산 없이 어떻게 기득권으로 승계되고 세습되었는지에 대한 구조적 질문과 역사적 성찰로 이어져야 마땅하다고 강조하며 입장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