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제적 기회 사이
북극항로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과거와 달리 운항 가능 기간이 크게 늘어나면서 지정학적 대체 항로로 각광받고 있다. 이 항로는 중국의 배터리나 태양광 패널 같은 주요 수출품을 운송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역사적으로 빙하로 인해 폐쇄 상태였던 이 항로는 현재 이란과 예멘 후티 반군의 봉쇄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통행이 어려워지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북극항로의 전면적인 국제 활성화에는 여러 걸림돌이 존재한다. 가장 큰 장애물은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다. 북극항로 대부분이 러시아 영해에 속해 있어 선박 운항 시 러시아 당국에 각종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서방의 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비용 지불은 '세컨더리 보이콧'의 위험을 안고 있어 글로벌 해운사들이 진입을 주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중간 기착지 및 보급 시설 부족, 초대형 선박 운항 제한, 높은 보험료 등 물리적, 금융적 한계가 남아있어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와 대러 제재 완화가 선행되어야 할 전망이다.
미국 입장에서의 시각도 복잡하다. 전통적으로 북극항로 개발을 군사적 위협으로 간주해왔기 때문에, 이 항로의 활성화는 자국이 영향력을 가진 인도양 항로의 위상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한국 경제에 이 항로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어 정부는 2030년 정기운항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항로가 상설화될 경우 물류비 절감 등 막대한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한국은 중국에 비해 시범운항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무엇보다 북한 리스크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한다. 한국 선박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동해안 일대에서 북한의 기습적인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고 있어,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일본 외곽으로 우회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한국은 미·중, 미·러, 북·미라는 복잡한 외교적 방정식을 풀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안전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본격적인 활용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