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과급으로 심화되는 초임금 격차
SK하이닉스가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에는 직원 몫의 성과급 약 4조2천억 원이 미지급 비용으로 반영되어 있다는 사실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내년 초 직원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하는 노사 합의에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SK하이닉스는 시장 예상치에 다소 못 미치는 1분기 영업이익(37조6천억 원)을 공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직원 1인당 1분기 평균 성과급은 약 1억 2천만 원으로, 이는 억대 연봉에 매달 보너스가 더해진 수준이다. 이는 한국 역사상 전례 없는 초임금격차 시대의 단면을 보여준다. 증권가 추산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361조 원과 261조 원으로 추정된다. 이들 기업 직원들의 성과급 추산액은 1인당 평균 6억~7억 원에 달한다. 이는 미국 엔비디아나 알파벳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직원들의 연간 전체 보수 수준을 상회하는 규모이다.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 증가는 한국 사회에서 의사 집단에 버금가는 신흥 초고연봉 노동자 집단의 등장을 의미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직원 수는 약 11만 3천 명으로 전국의 전문의 수와 유사하다. 그러나 이러한 노동자 집단의 급격한 성장은 1990년대 외환위기 이후 심화된 임금·소득·자산의 '3대 격차'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인공지능 전환 가속화로 반도체 등 소수 수혜 기업 노동자의 초고소득이 고착화되는 가운데, 이와 포함되지 못한 다수는 일자리 및 소득 감소를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한 반도체발 경기 활황으로 인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초고연봉 노동자와 중소기업 및 취약 노동자 간의 체감 온도 차이를 극심하게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