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실적 부진과 AI 열풍의 영향
닌텐도가 최근 진행한 '닌텐도 다이렉트' 행사에서 팬들과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이 행사는 신작 게임 및 출시 일정을 공개하는 중요한 자리로, 특히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 리메이크, 포코피아 추가 콘텐츠, 파이널판타지 등 30여 개의 게임과 콘텐츠가 공개되었다. 발표 내용 자체는 충실했으나, 시장의 평가는 달랐다. 팬층이 두터운 타이틀에 대한 업데이트 수준이 제한적이며, 향후 수년간 닌텐도의 실적을 견인할 '킬러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특히 회사의 정체성과도 같은 슈퍼 마리오 신작 발표가 없었던 점은 흥행 동력 확보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이러한 신작 부족에는 게임 업계 전반의 구조조정이라는 거시적인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부진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게임업계가 겪은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게임 산업은 호황을 누리며 대규모 투자와 인력 확충이 이루어졌으나, 이후 인건비 상승과 수요 감소로 인해 업계 전반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닌텐도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공격적인 신작 개발보다는 현금 여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경영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게임 전문 칼럼니스트는 유동성이 좋은 닌텐도가 단기 주가 부양을 위해 경영 전략을 급격히 변경할 가능성은 낮으며, 대표 IP의 개발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추가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인해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면서, 게임기인 스위치의 제조 원가 부담이 커졌다. 닛케이 역시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AI나 반도체주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는 닌텐도를 포함한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 관련 종목에 대한 매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현지 언론들은 닌텐도가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피트니스 결합 게임이나 슈팅 게임 등 새로운 IP를 통해 '킬러 콘텐츠'를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한다. 팬들과 투자자들은 당분간 새로운 슈퍼 마리오의 등장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