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간 임시 양해각서 붕괴 위기, 중동 정세 일촉즉발
지난달 17일 타결된 미국과 이란 간의 14개항 임시 양해각서(MOU)가 발효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심각한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 호르무즈 해협 상선 피격에 대한 미군의 보복 공습, 이란산 원유 제재 재개 움직임, 그리고 이에 맞선 이란의 반격이 이어지면서 중동 정세가 극도로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양해각서의 근간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에 있다. 해당 합의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상선 통항을 보장하는 대가로, 미국이 이란산 원유 및 석유화학 제품 판매 제재를 60일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행동 대 행동' 구조였다. 그러나 미국은 이란이 오만 연안 항로를 지나던 상선을 공격했다고 판단하여, 현지 시각으로 원유 제재 면제를 전격 취소하고 이란 남부 해안 일대 80여 개 표적에 보복 공습을 감행했다. 이에 맞서 이란 역시 바레인과 쿠웨이트 내 주요 미군 시설 85곳을 타격했다고 밝히면서, 양해각서를 지탱하던 두 축이 동시에 흔들리게 되었다. 애초 합의는 불안정한 토대 위에 세워졌는데, 이란의 안전 통항 보장 의무가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포괄적 표현에 그쳐 해협 관리 주체나 항로 지정 권한 등 핵심 쟁점이 명확히 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위기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란은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 절차를 치르는 중이며, 시위대는 미국의 공습과 제재 복원 움직임 앞에서 지도부가 쉽게 물러설 수 없는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 측 역시 원유 판매 제재 면제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당국자들은 이란이 '좋은 행동'을 보일 때만 혜택을 받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MOU가 포괄적인 평화 합의라기보다는 모든 전선에서의 적대 행위 중단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최종 평화 합의 없이는 충돌이나 오판으로 인해 역내 분쟁이 재점화될 위험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한, 양해각서가 규정한 60일 협상 시한이 상당 부분 경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핵합의를 위한 기술적 논의는 사실상 시작조차 못 한 상태라는 분석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