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원 살인 사건, 경찰의 증거인멸 의혹 재점화
여고생 이채원 양을 살해한 장윤기 사건과 관련하여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의 증거인멸 및 은폐 의혹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이양의 어머니는 8일 광주경찰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 보호가 우선되어야 할 경찰이 가해자의 아버지가 현직 경찰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사건을 축소하고 조직적으로 진실을 은폐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양의 어머니는 "국민을 보호해야 할 경찰이 뒤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경찰의 책무를 망각한 직무유기이자 기만"이라며, 수사 과정에서 기본적인 증거 확보 절차조차 지키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특히 그녀는 피해자가 겪은 진실마저 가해자의 아버지가 경찰이라는 신분 때문에 증거가 인멸되고 왜곡되었다고 주장하며, "만약 채원이가 본인들의 딸이었다면 이렇게 수사했겠느냐"고 호소했다. 또한 이양의 어머니는 형법상 친족 특례 규정 개정을 촉구했다. 가해자의 아버지가 단순한 가족이 아니라 법질서를 지켜야 할 현직 경찰 공무원이었으므로, 만약 그 신분으로 사건 진실을 훼손하고 증거인멸에 관여했다면 책임은 누구보다 엄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경찰에게까지 친족 특례가 적용되어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면 법 앞의 정의를 믿기 어렵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친족 특례 제도의 전면 재검토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광산구 한 고교 앞에서 귀가하던 이 양을 차량으로 납치하려다 흉기로 살해하고 남학생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바 있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장윤기를 검거한 뒤, 차량 수색 중 발견된 결박용 케이블 타이 다발을 실물로 압수하지 않고 장윤기의 아버지에게 차량을 반환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증거인멸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광주지검은 전날 장윤기 아버지 자택을 압수수색하여 포장이 뜯기지 않은 상태의 케이블 타이를 확보했으며, 검찰은 이 케이블 타이들을 피해자 결박 도구일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중요 정황 증거로 보고 그 확보 경위와 경찰 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