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반군, 사우디 해상 봉쇄 선언…홍해 원유 수송로 위협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전격적으로 선언하면서 홍해 원유 수송로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 이로 인해 호르무즈해협에 이어 바브엘만데브해협까지 위협받게 되자, 해상 보험료가 즉각 상승하는 등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후티 반군 지도부는 현지시각 20일 성명을 통해 대사우디 해상 봉쇄를 즉시 발효한다고 발표하며, 이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원칙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후티는 앞서 자신들의 통제 지역인 예멘 사나 국제공항이 공격받자 배후로 사우디를 지목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사우디 아브하 국제공항에 미사일을 발사한 후 2022년부터 유지해 온 휴전 종료를 공식화했다. 비록 봉쇄의 구체적인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과거 가자 전쟁 당시 바브엘만데브해협 주변 선박을 무차별 공격했던 방식이 재현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바브엘만데브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10~12%가 통과하는 핵심 요충지다. 특히 이란으로 인해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된 상황에서, 사우디는 홍해와 맞닿은 서부의 얀부항구를 통해 원유를 우회 수송하며 주요 '생명선'을 유지해 왔다. 해운 데이터 분석 기관 케이플러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 4월 이후 얀부항에서 하루 평균 450만배럴 이상의 원유 및 연료를 선적했으며, 이 중 약 70%가 인도, 싱가포르, 일본,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만약 얀부항마저 봉쇄되거나 해협이 막힐 경우, 유조선들은 남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운항해야 하므로 최장 한 달가량 수송 지연이 예상된다.
시장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로이터 통신은 보험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홍해를 통과하는 선박의 전쟁위험 프리미엄(해상 보험료)이 봉쇄 발표 전 0.3% 수준에서 발표 직후 0.75%로 두 배 이상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맞서 사우디는 후티의 위협에 대응하여 바브엘만데브해협을 지나는 선박 보호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사우디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후티의 위협을 규탄하며, 국제법과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라 자국 선박 보호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