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 평가 기준 변화, 현금 회수 능력 중요해져
최근 사모펀드(PE)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과거의 높은 수익률 기대에서 실제 현금 회수 및 분배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금융데이터 플랫폼에 따르면, 미국 바이아웃 펀드 중 설정 후 10년 이상 경과한 펀드의 순자산(NAV)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고금리와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눈높이 차이로 인해 자산의 최종 매각(엑시트)이 지연되면서 오래된 펀드에 미매각 자산이 쌓인 결과다. 이러한 환경은 기존 펀드의 자산을 새로운 펀드로 옮겨 보유 기간을 연장하는 컨티뉴에이션 펀드의 증가와 맞물리며, 투자자들이 현금 회수 기회 제공과 분배를 더욱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변화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PE가 과거처럼 상장주식 대비 압도적인 초과수익(알파)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현실이 있다. 실제로 바이아웃 펀드의 수익률은 글로벌 주요 지수의 수익률에 크게 못 미치는 경향을 보이며, 과거 "PE는 상장주식보다 높은 수익을 낸다"는 인식이 약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산가치 상승 자체보다는 투자자가 실제 회수한 현금의 의미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많은 기관투자자들은 실제 회수 현금 배수(DPI)를 운용사의 핵심 성과지표로 간주하고 있다.
국내 PE 시장 역시 레버리지 축소, 멀티플 하락, 엑시트 지연 등 글로벌 시장과 유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은 자산 평가 기준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처럼 사모투자를 포함한 대체투자 자산을 단순히 '전통자산 대비 얼마나 더 벌었는가'로만 판단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기금 전체를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보고 어떤 자산이나 전략이 가장 효율적인지를 비교하는 총포트폴리오 접근법(TPA)을 도입했다.
이러한 기회비용 기반의 평가 체계에서는 장부상으로 기록된 평가이익보다 실제로 현금화하여 회수할 수 있는 금액, 즉 실제 DPI가 매우 중요한 판단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기관투자자들은 운용사에게 투자 역량뿐만 아니라 자금을 얼마나 안정적이고 확실하게 회수하여 분배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능력을 더욱 엄격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는 PE 산업 전반에 걸쳐 현금 흐름의 중요성이 극대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