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기각 사유 확대 개정안, 법적 재량권 논란 심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공소기각 사유를 규정한 조항의 구조와 문구를 변경하면서 법조계에서 큰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기존에 특정된 하나의 사유였던 절차적 하자 관련 항목이 맨 마지막 호로 이동하고 '그 밖에'라는 포괄적인 구절이 추가되면서, 공소기각 판결 재량권의 범위가 무한정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안은 기존 조항 외에 신설된 2호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하여 공소가 제기되었을 때'와 3호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여 공소가 제기되었을 때' 등의 사유를 포함하고 있다. 법조계는 이로 인해 사실상 마지막 호가 절차적 하자 전반을 포괄하는 일반 조항으로 바뀌었다고 분석한다. 이에 대해 검찰 출신 변호사는 개정안이 공소기각 사유를 모호하고 광범위하게 만들었으며, '그 밖에' 조항까지 작동하면 명시된 사유뿐 아니라 유사한 다른 사유에도 기각이 인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불법체포와 같은 명시되지 않은 절차상 하자마저 공소기각 사유로 확대 해석될 여지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학계의 비판도 거세다. 한 교수는 기존에는 해당 호가 특정된 하나의 사유에 그쳤고 대법원도 이를 매우 한정적으로 해석해 왔으나, 개정안이 포괄적인 일반 조항으로 바뀌면서 공소기각 판결 재량권의 무한정 확대가 가능해졌다고 비판했다. 이로 인해 법관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기각 여부가 결정될 여지가 넓어져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과 평등의 원칙을 위배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형사재판이 절차적 하자에 발목 잡혀 실체적 진실 규명이라는 본질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원래 형사재판은 절차가 극히 일부여야 하고 실체 판단이 주를 이루어야 하는데, 포괄적인 기타 조항이 들어가면 형식적인 공소기각으로 재판이 소모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범죄 피해자의 구제 불능 문제도 언급되었는데, 만약 실체 판단 없이 형식적인 기각 판결로 끝난다면 억울한 피해자가 법 테두리 안에서 피해를 구제받을 길이 막히고 사법체계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한편, 개정안은 국회 통과와 국무회의 의결까지 마쳐 대통령 재가 및 관보 공포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으며,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법원의 공소기각 인정 사유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